먼저, 글이 좀 길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보신 분들,
즉, 눈 앞에 새싹 쫓지 않고
열매를 좇는 분들에겐
큰 도움이 될거라고 자부합니다.
이 글은 후기 뿐만 아닌
패션까지 공부한 제 삶에 대한 수필입니다.
(개인적인 견해이며, 각자의 개성을 가지길 바라며.)
24년의 종이 울리고,
1월의 반이 지난 지금
여러분들의 삶은 어떠신가요?
새해의 대화에는 다양한 주제들과 목표가 나오죠.
공부
경제적(돈, 직업)
운동
연애 등...
다양한 주제들 중
여러분에게 와닿는 것은 무엇인가요?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삶이 전부 다르니깐 말이죠.
저의 답은 이성인데요.
새해가 되고 2주 정도 지난 뒤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갔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친구들을 포함한 사람들의 외모더라구요.
"ㅋㅋ잰 누가봐도 스무살이다. 잼민이"
"(속삭이며) 야야, 저 여자(남자) 봐."
"(카톡 프사 보면서) 야 얘 왤케 이뻐졌냐?"
"얘 여친 생김? 사진 뭐야?"
전엔 편하게 장난 치던 여자 앞에서
오늘따라 왠지 긴장되고,
"오늘도 어김없이 못생겼구나ㅋㅋ"라며
장난 치던 친구들이 안경도 벗고
애인도 생기는 걸보면서
해가 거듭되면 되어 갈수록
여자들까진 아니더라도
남자들의 패션 등급이
상향 평준화 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저는 중2 때부터 지하상가 옷을 사입기 시작해서
중3 -> 고1 때 본격적으로
엄마가 사주는 옷을 극강히 거부하기 시작했죠.
돈이 없어서 지하상가에서 주로 구매했고
입어 보면 사야할 것 같아서
신중히 골라서 입어보고 사거나
여자 애들이 간다고 할 때 끼어서 갔었습니다.
운이 좋은 건지 약간 센스가 있는 건지
웬만하면 이기는 판이었지만
아빠 정장 마이에 청바지를 입고 나가는
똥 싸는 판도 많았습니다.
고딩 때부터 알바를 시작해
또래에서 옷으로 칭찬은 못받아도
까일 일은 없었던 게 저였습니다.
고2~갓 20살 때 사진인데,
지금 보니 올리기에 부끄럽지만
또 옷으로 뭐 좀 해볼려고
하는 것 같아 귀엽기도 하네요.
여기서 무언가를 발견했다던가 아쉬운 점이 보이시나요?
제 눈에 보이는 건
의미를 알 수 없는 시선처리과
그 외 전부 셀카인 점이네요.
메롱은 제가 원하는 분위기랑 전혀 달랐어요.
평소 시크하고 무뚝뚝한 편이며,
사진에서도 그게 나오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민망했고, 부끄러웠고, 표정이 굳었으며,
척한다는 소리가 들려올까봐 긴장했구요.
셀카는 20살에 찍은 사진
친구들 화장실 갔을 때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일이 엄청 한가할 때
몰래 찍은 사진으로 꾸며낸 듯한
느낌이 강했죠. → “어색하다”
전역 후 군적금을 옷에 다 꼬라박았고
리뉴얼 전 헤나세르에서
패션컨설팅도 받았었습니다.
이 사람을 만난 것이죠.
타이밍이 너무 좋았습니다.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오랜 기간 노력한 과거,
이전보다 여유 있는 통장
모든 게 준비 된 상황에서,
사람을 다시 태어나게 해주는
패션 컨설팅을 만난 것이죠.
그 이후 촬영 당일,
헤어를 받을 때 계속 머리에 대해
질문했었습니다.
반곱슬인지 직모인지
굵기가 얇은지 굵은지
모발의 양이 많은지
(시술을 하면서 바뀔 수 있기에)
메이크업도 마찬가지로
몇 호를 써야 하는지
건성인지, 지성인지
음영을 줄 곳, 부각해야 할 곳,
가려할 곳 등등을 질문 했습니다.
이 때가 아니면
언제 전문가들에게 질문을 하겠나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님을 만나
촬영을 진행했고, 그 결과는 이렇습니다.
겪어보면 아시겠지만
엄청난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을 거라면,
집중해야 할 것이 또 있죠.
다음 시험을 위한 오답노트입니다.
나를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은
인생 전반에 걸친 시험이기 때문이죠.
누군가에겐 패션이
단순히 몸에 걸치는 천 쪼가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운동을 해야하는 이유
돈을 벌어야하는 이유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
이런 것들이 있듯,
저에게는 패션이,
그리고 이를 보여주는 사진이
끊임없이 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시 한 번 헤나세르에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